세상을 봄

경상남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전하는 15번째 마음 돌봄 이야기

‘가을’ 타는 줄 알았던 내가 계절성 우울증?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제 여름이 지나고 수확의 계절인 가을이 찾아옵니다. 기온이 변하고, 주위 풍경이 변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몸과 마음의 변화를 겪을 수 있습니다. 일교차로 인해 더 나른해지고, 가만히 있어도 허전한 기분을 느끼곤 합니다.
가을 탄다는 표현처럼 울적한 기분을 이유 없이 느끼기도 합니다.
이러한 기분 변화는 평범하게 발생하며, 대부분은 일시적이고 정도가 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경우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부르며, 우울증의 한 종류로 분류합니다. 주로 계절의 변화에 따라 발생하며 늦가을에 시작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주요한 증상으로 우울한 기분, 에너지 부족(무기력한 느낌), 평소 활동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는 것, 흔히 생각하는 우울증과는 반대로 불면이 아닌 과수면, 식욕 저하가 아닌 식욕 활성화로 인한 체중증가가 있습니다.

    Q늦가을에 유독 심해지는 이유는?

  • 가을에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사람의 감정, 신체, 행동을 컨트롤하는 24시간 생체 시계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러한 생체 시계에 이상이 발생하면 우울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햇빛에 노출되면 망막을 자극하고, 뇌에 전달되는 신호를 만들어 우울감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생성하게 됩니다. 햇빛이 부족하면 세로토닌 생성이 저하됩니다.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감정 처리, 통증 조절, 수면 및 여러 기능이 떨어지게 되면서 우울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햇빛이 부족하게 되면 또 다른 물질인 멜라토닌의 생성을 증가시킵니다. 멜라토닌은 졸음을 유발하는데, 주로 어둠에 반응하기 때문에 햋빛을 쬐는 낮시간이 짧아지면 생성이 촉진됩니다. 너무 많은 멜라토닌은 피로감과 짜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 Q 어떤 사람들에게 더 잘 나타날 수 있나?

  • 가을 타는 남자에 대한 언급이 많지만 여성에게서 2~4배 높게 보고(여성호르몬과 연관)

  • 이미 우울증을 앓고 있는 분들의 경우 기존 증상의 악화

  • 계절성 우울증을 포함한 기분장애를 경험한 가족이 있는 경우

  • 낮시간이 짧아 일조량이 부족할 수 있는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

  • 세로토닌 합성에 영향을 미치는 비타민D가 부족한 사람

  • Q계절성 우울증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는것들은?

  •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을 통해 야외활동 시간을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운동에서 오는 엔돌핀 분비는 스트레스 완화효과가 크고, 햇볕을 쬐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증상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야외활동이 어려운 경우에는 실내 조명을 밝게 하거나 커튼을 걷어내는 것도 좋습니다.

    균형잡힌 수면 및 식사

    건강하지 못한 수면 습관 자체가 기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잠을 충분히 규칙적으로 자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강한 식사도 여러 염증성 변화를 줄여 우울감의 악화를 방지 하는데 꼭 필요합니다.

    가까운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것

    가족, 친구, 직장동료 등 가까운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다면 기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그리고 많은 대화를 하다 보면 내 기분이 변하는 것을 빨리 알아차릴 수 있게 돼서 상황이 나빠지는 것을 막아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개선되지 않고, 직장생활, 대인관계, 가정생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어려움이 지속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계절성 우울증의 치료도 일반적인 우울증의 치료와 마찬가지로 상담, 약물치료가 도움이 되며, 일반적인 실내 조명 약 20배 밝기인 10,000 lux의 빛을 통해 우울감을 완화하는 광선치료가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끝으로 우울감을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가벼운 마음의 감기 정도로 여기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계절성 우울은 가을이 주는 쓸쓸함이나 기분변화 정도로 여기고 가볍게 넘어가려는 경향이 큽니다. 그렇게 되면 상황이 나빠지는 것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우울감을 예방하기 위해 신체 활동을 늘리고, 주변 사람들과 긍정적인 시간을 보내려고 애쓰는 것이 중요하며, 극복하기 어려운 어려움이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함을 인정하고, 도움을 구해야합니다. 올해 겨울이 추울지 따듯할지 알수는 없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겨울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신림평온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국립공주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수료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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