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봄
경상남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전하는 16번째 마음 돌봄 이야기하물며 어린 아이나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이러한 감정을 더욱 날것으로 느끼며 조절하는 법을 아직 완전히 터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이들은 기분변화가 성인에 비해 많을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들 조차 스스로의 마음상태를 정확히 인지하거나 혹은 표현하지 못할 때가 많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인지”여부를 부모님이 정확히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이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정신질환인지 아닌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우리 아이가 힘들어하는지, 아이가 겪는 어려움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확인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즉 아이가 겪는 어려움의 1)증상과 2)강도, 3)기간 그리고 그로 인한 4)일상생활의 지장 여부를 확인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친구랑 싸워서 기분이 안 좋았는데, 그 기분과 좋지 않은 상황이 2,3주 넘게 지속되고, 우울한 기분으로 인해 아이가 학교생활을 하거나 다른 또래와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까지도 악영향을 끼친다면, 이는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며. 그럴 때는 전문가를 만나 방법을 함께 찾아가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판단이 어렵다면, 치료가 필요한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전문의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는, 꼭 정신질환이 있어야만 가는 곳이 아닙니다. 아이가 좀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방법을 찾기 위해 혹은 현재 부모님이나 아이 스스로의 노력만으로는 상황을 헤쳐나가기 어려울 때 도움을 받기 위해서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습니다.
언어는 아이가 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직접적인 매개체로서 영유아기 아이들의 인지발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아이는 언어를 통해 스스로의 감정을 인지하고 표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감정조절능력을 키우게 되면서 사회와 소통하고 상호작용을 하게 됩니다.
또, 아이의 언어발달은 다양한 상징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이해하는 능력을 발달시키기에 언어는 아이의 발달에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언어발달은 아이들마다 개인차가 있습니다. 아이들마다 키가 크는 속도가 다르듯이, 언어발달의 속도가 저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아래의 경우에 치료여부를 결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진단은 꼬리표가 아닌 이정표이다"
소아청소년 정신과는 어쩔 수 없이, 마지막 최종 관문으로 찾는 곳이 아닙니다.
우리가 만약 복통이 있는데 그 원인을 찾을 수 없고, 계속해서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내과 병원으로 가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고, 도움을 받듯이 정신건강의학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는 꼭 심각한 병이 있어야만, 가는 곳이 아닙니다. “우리 아이가 병원 갈 정도는 아니야” 하면서 아이들의 마음의 병이 깊어지거나 혹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소아 청소년은 성인과는 다르게 스스로 정서적인 어려움을 표현하거나 인지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부모로서, 또 책임 있는 성인으로서 적절한 개입과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성인들의 몫입니다. 소아청소년 시기에 발생하는 대부분의 정서적인 어려움은 적절한 도움을 주면 성인에 비해 회복이 빠르고 치료경과도 좋은 편입니다. 발달의 어려움이나 타고난 질병도 조기에 개입하고 치료받을수록 그 예후가 좋습니다. 아이들의 시간은 성인보다 빠르게 흘러갑니다. 아이들은 매일 변화와 성장을 통해 건강한 성인으로 커가고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으로 아이의 소중한 시간이 흘러가게 하기보다는 적절한 도움을 받아 우리 아이들이 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용기 내주셨으면 합니다. 그 길에 저와 같은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함께 하겠습니다.